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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주민자치' 봄꽃 피운다...동작 '사당3동 주민자치회' 임원 선출, 정식 출범
20일, 회장·부회장·감사·간사 등 선출..경륜의 박영용 회장 '다함께 끝까지 가자! 취임 일성

최초노출 2019.03.20 23.20| 최종수정 2019-03-22 오전 7:07:05

주필실 김영배 kimyb1236@gmail.com


20일 오후 8시, 서울형신주민자치 시험 현장인 '동작 사당 3동 주민자치회' 임원 선출 현장. 최고령자인 한상락 임시 회장이 진행하고 있다. 김영배 기자.
 
[편집자 주=지금 서울은 '서울형신주민자치'를 실험하고 있다. 시범동에서 신개념 주민자치를 학습하고 실행한다. 대표적인 곳 하나가 동작 '사당3동'이다. 이곳은 신옥경 동자치지원관의 촉진자 역할에 힘 입어 현재 순항하고 있다. 지난 20일은 그동안 워크숍에서 '직접민주의 학습'과 '서로 알기 과정' 통해 익힌 바를 표출해 임원선출까지 큰 단계를 완성했다. 

그 현장을 본지 김영배 주필이 직접 취재했다. 김 주필은 '직접민주주의뉴스' 기자를 겸하고 있어서 이번 취재 의의가 크다. 이곳은 직접민주주의의 시초인 서울형주민자치를 꽃피울 수 있을 것인가? 못피울 것인가 하는 시금석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세이프데이뉴스가 지난 3개월여에 걸쳐 이곳을 집중 추적한 결과 제3탄을 출고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동작 '사당3동'에서 실험중인 서울형주민자치회 최수남 감사가 임원 출마 소견발표 시 표명한 말이다. 이 말처럼 이날 사당3동 주민자치회 임원에는 고령자가 많이 선출됐다. 일부 다른 의견도 있었으나 대체로 나이는 탓할바가 못된다는 중론이 결과로 나타났다. 모든 출마자는 한결같이 "소통하고 배려하는 겸허한 자세로 심신을 받쳐 마을 위해 헌신 봉사하겠다"고 말해 좌중에게 감동을 줬다.


서울은 25개 구 522개 동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이름이 특이한 동도 많다. 길동 명동 등 외자에 복스런 동명도 있다. 과해동 쌍문동 흑석동 봉천동 오금동 문래동 등 특이한 이름도 있다. 반면 노량진1·2동, 반포1·2동처럼 단순 건제만 붙인 곳도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동작구 ‘사당3동’이다. 사당1동에부서 5동까지 편제돼 있다.


사당3동. 비록 이름은 단순해도 이 동네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보기보다 저력 있고 전국에 걸쳐 유명하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주민등록을 하러 왔다는 것이 기사화되기도 했다. 종교적으로 유명한 총신대학교도 있다. 최근 여론 도마위에 자주 오르고 있지만, 주목도 있는 나경원 의원 지역구다. 과거 정동영 정몽준 등 대선후보급이 의원 출마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주민 자부심도 수준도 높다. 무엇보다도 국립서울현충원 아래 마을이다. 선열의 위대한 얼이 스며 충효정신이 드높고 주민 심성도 고결성이 있다. 조용하고 깨끗한 마을이면서도 주민자치 열망은 전국 어느곳 보다 높다고 알려진 곳이다.

그보다 이곳이 최근에 뜨고 있다는 점이 더 주목된다. 바로 국민이 주시하는 ‘서울형주민자치’가 실험 파종된 곳 중 하나다. 문익점이 경남도 단성 신안면에 목화씨를 심고, 김대성이 하동 땅 지리산에 차나무를 심듯이 소중한 직접민주주의의 씨앗이 이곳 사당 3동에도 심어졌다. 지난 1월' 3일에 걸쳐 3강'을 배우는 '주민자치학교'를 이수한 46명 자치위원은 2월에 구청 주관 5개 시범동 합동발대식을 마치고, 위촉돼 임무를 수행중이다.

20일. 오후 8시.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의결정족 성원인 31명이 모인 동 주민센터 회의장에서 축포속에 임원 선출을 마쳤다. 비록 추첨민주주의까지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열성있는 임원이 선출돼 기대를 모우고 있다.

박영용 회장은 81세의 노장으로서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있다. 사람을 대할 시 항시 겸허한 자세와 자상한 면모를 보여 신망이 높다.

젊은 층인 천영운 부회장이 있어서 노소 조화도 좋다. 황면기 최수남 감사도 경륜과 재능을 가지고 올곧게 살아온 풍모가 있다. 

임정희 간사도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표명했다. 

모두가 화합의 박수속에 임원 선출이 마무리돼 장도의 출발을 했다.

'서울형주민자치' 모체격인 '직접민주의'는 현행 대의제 한계 극복을 위한 '기존 정책결정 관행에 대한 도전'이다. 스위스에서부터 제도화 됐고 이후 관심이 높아져 '책임의 분산'이라는 차원에서 세계로 확산중이다. 방식은 참여다. 이는 국가나 위에서 즐거이 이행해 주지 않는다. 아래로 부터 즉 지역에서부터 강도있게 참여해야 출발할 수가 있다. 이날 참여를 통해 보여준 사당 3동 주민자치위원은 '정치 중립'과 직접민주주의' 및 '서울형주민자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였다. 

기자는 그간 큰 규모인 ‘3·1서울민회’를 비롯해서 복수의 동 주민자치 현장을 취재했지만, 이렇게 품격있는 가운데서도 세심한 토론을 하는 곳도 못봤다. 위원 중에는 행정전문가도 다수가 있다. 사회적 신분이나 역할이 큰 사람도 있다. 군인출신도 있고 화가도 있다. 시인도 있고 언론인도 있다. 이런 다양한 직군에서 일한 전문성 묻어나는 사람이 모여 직접민주주의를 외칠시 그 시너지가 어떠할지 자뭇 궁금해진다.

이 분야 연구자인 대구가톨릭대학교 이정옥 교수에 의하면, 직접민주주의는 쉽게 말해 아래로부터 정치 참여 확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미 거론되고 있는 주민발의 국민투표 주민소송 주민소환 주민참여예산 등을 확대 구현하고 정착화 하는 것이다. 스위스 란츠게마인드나 브라질 포프토 알레그레와 같은 맥락이다. 거기에 더해 주민이 이런 '절차민주주의 진정한 정신'을 스스로 체득하고 실행하면 된다. 

세계 도처에서 민주주의는 늘 많은 도전과 시련을 겪으면서 성장해 왔다. 김동택 서강대 국제한국학과 교수에 의하면 '20세기 초까지 민주주의 국가는 65개국이었으나, 20세기 중반에는 불과 12개 국만이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형식적 제도만이라도 이 정도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이적이나, 한걸음 더 나가 직접민주주의마저 정착시킨다면 또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하지않겠는가.  

사당3동 자치위원 모두의 하모니가 이루어지는날 동작지역을 넘어 서울도 넘고, 한국 직접민주주의의 촉매가 되는 꽃이 만개할 것을 기대한다. 사실 아직은 스위스 이외에 크게 성공한 나라가 몇 안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직접민주주의의 글로벌 전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라 화백제도가 그 효시가 아니겠는가. 

논설실 김영배 논설위원장 겸 상임고문 kimyb12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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